Chromebook Plus Purchase (크롬북 플러스 구매 결정기)

크롬북을 구매했습니다. 구매 결정 과정부터 사용기까지 내용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크롬북을 구매하기까지의 고민과 과정을 정리합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글을 읽는걸 좋아하기도 하고 읽어야만 하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여행을 가더라도 항상 어떤 책을 들고갈까 고르는게 설레기도 하지만 짜증나기도 하고, 마음만 앞서서 캐리어 무게를 책으로 꽉 채우기도 합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이북을 고려해 봤지만 너무 반응속도가 느리기도 하고 인쇄된 것에 비해선 가독성도 떨어지고 그 특유의 책을 넘겨가며 보는 반응은 아닌 것 같아 구매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슬슬 매번 책을 들고 다니는게 오히려 불편하다는 생각이 점점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랩톱만 들고 다니기에는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구글 핵페어에 출품을 하면서 넥서스7 1세대와 2세대를 얻게 되어 이 기기들을 사용해 왔습니다. 태블릿의 휴대성은 랩톱과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넥서스7 2세대는 해상도가 높아져 글을 읽기에도 편리했습니다. 다만, 7인치의 좁은, 특히 가로대비 세로가 매우 짧게 비디오에 특화된 화면비율은 많이 불편했습니다. 그래도 침대위 인터넷에는 쓸만했는데 작년 프라하에서 숙소에서 떨어뜨렸고, 디스플레이에 금이 가고 터치가 먹통이 되었습니다.

있을 땐 그렇게 소중한지 몰랐지만 7인치짜리라도 태블릿이 없어지니 랩톱의 불편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컨퍼런스 등에 가서 책상이 없는 자리에 앉을 때, 전원 플러그가 없을때 그렇습니다. 전력 등을 고려해 안쓰고 있을 때엔 랩톱을 닫고 있어야 하는데, 발표를 듣다가 뭔가 흥미로운 사이트 소개 등이 있어 잠시 인터넷을 하고 싶을때 랩톱을 열어야 합니다. 열고 나면 패스워드를 입력하거나 지문 인식을 해야 하는데, 이 짧은 인터럽트가 매우 불쾌하고 생각의 흐름을 끊어버립니다.

한편, 최신 태블릿과 아이패드들을 만져보니 많이 발전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하나 사는게 좋겠다 싶어 물건들을 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단점도 많이 눈에 띄더군요.

요구사항

가격은 30만원선을 원합니다. 40을 넘어가면 지갑이 버티지 못합니다.

랩톱과 함께 쓸만한 서브 디바이스를 원합니다. 따라서 커널을 빌드하거나 할 생각은 없으니 컴퓨팅 파워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장공간도 너무 클 필요 없습니다. 인터넷만 원활한 정도면 되겠습니다.

책을 보고 싶고, 특히 논문도 볼 수 있길 바라기 때문에 화면이 크고 해상도가 높아야 합니다. 가로 비율이 너무 길어서 비디오에만 최적화 되어 있는 화면은 원치 않습니다. 적당한 pdf 뷰어도 지원이 되어야 합니다.

오픈소스 운영체제로 돌아가는 기기면 좋겠습니다. 커널은 리눅스여야 합니다. 업스트림 커널을 설치할 수 있어 커널 테스트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가산점이 크게 올라갑니다. 사실 가장 원하는건 데비안이나 우분투, 페도라 등이 깔린 리눅스 순정 태블릿이지만 적당한 기기가 없어 보입니다.

리눅스 셸이 제공되면 좋겠습니다. 사실상 거의 모든 일을 거기서 할 수 있습니다.

아이패드

결코 살 수 없습니다. 폐쇄성 때문입니다. 사용자 레벨에서도 폐쇄적이지만 독점 소프트웨어로 돌아가는 기기를 사고 싶지 않았습니다.

안드로이드 태블릿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하이엔드 제품의 경우 아이패드와 비슷한 성능이고, 일단은 오픈소스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리눅스 커널 기반이고, 수많은 안드로이드 앱중에는 적절한 pdf 뷰어 앱도 있습니다. Termux 등을 사용하면 셸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업스트림 리눅스 커널을 직접 빌드해 설치하려면 까다롭긴 하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긴 합니다.

한가지 치명적인 건 운영체제 업데이트가 원활치 않아 보이는군요. 가격을 생각해야 하니 나온지 오래된 모델들을 알아봤는데 하나같이 운영체제 업데이트가 되지 않고 있는 듯 했습니다.

크롬북

그렇게 이번에도 아이쇼핑만 하고 그만두려던 차에 크롬북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크롬북은 안드로이드보다 훨씬 개방적인 정책을 취한 오픈소스 운영체제인 크롬 OS 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리눅스 커널 기반이고, 최근들어 안드로이드 앱과 리눅스 네이티브 앱을 공식 지원하고 있습니다. 구글 정책상 대부분의 크롬 OS 디바이스가 최신 OS로 업데이트 됩니다. 과거에 잠시 셋업만 해봤는데 crouton 등을 사용하면 Ubuntu 등의 리눅스 배포판을 설치할 수 있고 Chrome OS 와의 전환도 키 하나만 누르면 되어서 매우 간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문제라면 폼팩터가 랩톱의 폼팩터라는 것인데, 요즘 나오는 크롬북은 디스플레이를 360도 전환할 수 있어 태블릿 모드와 텐트 모드를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대부분입니다. 가격도 매우 저렵한게 특징입니다.

이거다 싶었습니다!

크롬북 플러스

그렇게 크롬북 모델들을 찾아보니 삼성 크롬북 플러스[1] 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12.3인치 화면에 2400x1600 해상도. 책 읽기에 딱 적절해 보입니다. 스타일러스 펜도 있고, 6코어 프로세서는 ARM 프로세서지만 제게는 차고 넘쳐 보이더군요. 한가지 걸리는건 브랜드와 가격. 삼성에 대해 안좋은 인식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격이 약 450 달러. 한국에서 사려면 대략 50만원을 넘습니다. 40만원 미만을 원하던 걸 생각하면 가격이 조금 셉니다.

최종 구입

혹시나 하고 아마존에서 크롬북 프로 검색을 해봤습니다. 중고 모델은 350불 정도 하는군요. 어차피 보조 디바이스라 중고인건 괜찮은데 가격이 여전히 좀 그렇군요. 망설이며 며칠을 보내다가 새로고침을 해보니 가격이 250불이 되어 있었습니다. 아마존은 이런식으로 핫딜이 있다고 하는군요. 이때가 아니면 언제 지르랴, 하고 질렀습니다.

[1] https://www.samsung.com/us/computing/chromebooks/12-14/xe513c24-k01us-xe513c24-k01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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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ngJae Park (SJ)
Kernel Programmer

SeongJae Park (SJ) is a programmer who loves to analyze and develop systems.